PC&OT

  • 홈
  • 전체메뉴
 

견적문의

board view
제목 경쟁하지 않을 자유
글쓴이 라이더
회사명
담당자
이메일 ridebbuu@naver.com
연락처 010--
날짜 2025-10-19
인천국제공항을 터뜨리겠다는 협박글을 게시한 명의자가 울산에 거주하는 10대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명의자가 협박 글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경찰은 명의도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입니다 19일 울산 북부경찰서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인천공항을 터뜨리러 가겠다 는 글이 119 안전신고센터에 게시됐습니다 이 글 작성자는 자신이 촉법소년 이라고 주장하며 아이폰은 포렌식도 못 한다 며 돈을 이체하지 않으면 김포공항까지 폭탄을 설치하겠다 고 특정 계좌번호를 함께 올렸습니다 경찰은 신고와 함께 입력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토대로 게시글 명의자를 추적한 끝에 울산 북구에 사는 10대 A군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다만 경찰 조사에서 A군은 내가 쓴 글이 아니다 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게시글이 접수된 시스템은 별도의 본인인증 없이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에 경찰은 글이 올라온 인터넷 프로토콜 주소를 토대로 실제 작성자를 쫓는 한편 A군이 임의 제출한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명의도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 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윤영 인디고잉 편집장며칠 전 천재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말이 갑작스럽게 주목받았습니다 두 달 전 이탈리아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한 말 때문이었는데 한국의 경쟁 교육이 지옥 같았고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임윤찬은 한국이 경쟁이 치열해 모두가 최고가 되려고 애쓰고 때로는 이를 위해 남을 해치기도 합니다 그 현실이 나를 슬픔으로 가득 채웠다 고 표현했습니다
특별할 건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지나친 경쟁 교육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시험과 평가라는 끝없이 반복되는 지난한 시간을 견딘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임윤찬과 같은 예술가라면 그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에 한국의 교육 현장은 정말 지옥 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사 제목은 대부분 폭탄 고백 이라고 했습니다 마치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처럼 말입니다
입시 지옥 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쓰여 왔고 드라마나 예능에서도 경쟁 교육의 문제점을 공공연히 비판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이 말이 폭탄 고백일까 어쩌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모습이어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지금 경쟁 교육이 몇십 년째 해결되지 못한 채 더 심각한 문제로 곯아가고 있고 청소년들이 그것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허다하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우리는 애써 감추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감출 수 있는 문제인가 아니 감춰도 되는 문제인가 생명이 걸린 일입니다 죽고 싶었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임윤찬 한 명이 아니라 수천수만 명입니다 질병관리청과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중 최근 1년 이내에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무려 12 7 다 모든 경우가 학업 때문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오직 시험 성적만을 위한 공부 기계로 길러지는 교육 속에서 아이들은 고통을 이겨내고 생의 의지를 갖는 법을 배우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이 결과의 가장 큰 원인은 경쟁 교육 시스템입니다 어쩌면 임윤찬처럼 경쟁 교육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옭아매고 있고 그것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받은 상처를 어떤 방법으로든 치유하고자 노력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내가 만난 수많은 청소년들은 자신이 그런 상처를 받고 있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 남들이 다 하니까 부모님이 원하니까 다른 길이 없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할 뿐입니다
그렇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아이들은 무기력합니다 학교와 학원 도서관과 독서실을 준비된 차에 실려서 옮겨지는 아무 감정 없는 물건 같이 보인다 그들이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것은 그렇게라도 자신에게 자극을 주지 않으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잔인한 경쟁 교육으로 상처받은 자신에게 스스로 생채기까지 내가는 아이들을 이제는 감추지 않아야 합니다 이 교육이 지옥이라는 말이 폭탄 고백 이 아니라 진짜 폭탄 같은 이 입시 경쟁 교육을 멈추자고 더 많은 사람이 말해야 합니다
경쟁이 우리를 뛰어나게 만들었다는 착각과 환상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합니다 지난 9월 25일 광안리 바다에서 어린이 대상 친환경 예술 축제가 진행됐습니다 그린 디자이너 윤호섭이 그린 커다란 돌고래 깃발이 바닷바람에 휘날리고 어린이들은 그 곁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라는 가사의 바람의 빛깔 노래였습니다 맑은 가을 하늘과 푸른 바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과 그 바람에 힘차게 헤엄치는 돌고래들 그 앞에서 순수하고 맑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어린이들과 그 아이들에게 자신의 남은 생을 기꺼이 다 줄 수 있는 어른 윤호섭의 모습이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이 부디 참여한 어린이들의 마음속 깊이 오래도록 자리잡아서 힘든 순간마다 일으켜 세워줄 힘이 되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구미 원호자이 더 포레
임윤찬이 연주하며 음악 속에서 아름다운 세계를 발견해 살아남았듯 모든 아이들에게는 아름다운 삶의 순간을 발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아이들에게는 경쟁하지 않을 자유가 보장돼야 합니다 그것이 아이들을 살게 할 것입니다